[강원일보] “미국은 타협의 역사… 박물관에서 보는 역사의 기억”
‘박물관에서 펼쳐본 미국 역사’ 펴낸 한림대 미디어스쿨 주영기 교수
미국을 이해하려면 백악관이나 월스트리트가 아니라 박물관부터 걸어야 한다고 말하는 학자가 있다. 미국 동부의 역사 박물관과 유적지 30여 곳을 직접 답사한 뒤 역사 교양서 ‘박물관에서 펼쳐본 미국 역사’를 펴낸 한림대 미디어스쿨 주영기 교수다. 최근 한림대 도서관장실에서 주 교수를 만나 봤다.

◇주영기 교수
■역사의 ‘재활용’ 위한 서술= 책의 출발은 2023년 2학기 안식학기였다. 주 교수는 미국에 머물며 제임스타운, 필라델피아, 게티즈버그 등 미국사의 현장을 찾아 전시와 유물, 설명문을 기록했고, 올해 1월부터는 추가 답사를 이어가며 원고를 완성했다. 책에 실린 160여 장의 사진 대부분이 그가 현장에서 직접 촬영한 것이다. 집필의 방향을 정해준 곳은 처음 방문한 워싱턴 D.C.의 국립초상화갤러리였다. “초상화 앞에 서니 자연스럽게 인물이 눈에 들어왔다”는 그는 미국 초기 역사를 인물 중심으로 보완해 써 내려갔고, 이 시선은 책 후반부의 인권운동 서술로도 이어졌다. 주 교수는 “역사는 재활용이 중요하다”며 건국기의 이상과 인물들이 훗날 인권운동의 자산으로 다시 소환되는 과정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타협과 절충의 미국사=언론학과 헬스저널리즘, 위험인식을 연구해 온 저자가 이번 책에서 강조하는 함의는 무엇일까? 주 교수는 이번 책에서 박물관을 “한 사회가 자신을 어떻게 기억하고 싶은지 보여주는 공적 공간”으로 읽어냈다. 그 과정에서 언론과 위험 커뮤니케이션을 연구해 온 주 교수의 관심은 결국 서로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대화하고 공동의 판단을 만들어 가는가에 닿아 있다. 그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미국사에서도 갈등을 조정하고 사회적 약속을 만들어 온 과정에 주목했다.

◇박물관에서 펼쳐본 미국 역사, 109쪽.
■“미국의 시사점, 한국에도 적용해 보기를“= 이런 문제의식은 오늘의 한국 사회로도 향한다. 그는 “각자의 입장에서 서로 다른 사람을 설득해 보는 경험은 사회 지도층뿐 아니라 학생들에게도 꼭 필요한 일”이라며, 갈등과 분열이 일상이 된 시대일수록 이견을 조율해 합의를 만들어 온 미국의 경험이 던지는 시사점이 작지 않다고 말했다. 주 교수는 “독자들이 미국을 깊이 이해하는 작은 길잡이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선인 출판사 刊, 396쪽, 2만8,000원.
박서화 기자 wiretheasia@kwnews.co.kr